박진석 담임목사님께
목사님! 평신도 선교사 1호 최대영, 김은숙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인사 드립니다.
목사님이 우리 포항북부교회에 오신지도 벌써 1년이 지나셨군요, 그간 목사님의 사랑과 비젼으로 북부교회가 거듭나게 변화되고  성도님들 또한 성령충만케 변화되게 하신 것 목사님의 사랑이요 하나님의 능력이 함께 하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희 가족이 포항북부교회를 떠나 러시아로 파송 받은 지도 1년이 지났으며, 저희들이 러시아에 입국한지는 5월 24일이면 1주년이 됩니다.
그 동안 목사님의 기도와, 기도의 동역자와 여러 성도 님들의 기도와 사랑과 후원으로 저희들은 잘 지내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상징인 긴긴 겨울 속의 추위(영하 30도)를 체험하게 하시고, 그 추위 속에서도 감기 걸리지 않도록 건강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이곳에도 5월이 되면서 드디어 파란 생명의 풀이 솟고 나뭇잎이 나며, 야생화들이 피어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푸르름의 계절을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봄이 되면서 낮이 무척 길어져서 이젠 백야로 향하는 시기입니다.
겨울의 긴 밤과 어두움을 보상해 주는 듯 지금은  밤12시가 되어야 어두워지기 시닥합니다. 하지만 기온은 따뜻하지 않은 편이라 아직도 겨울양복을 입어야 할 정도로 아침 저녁으론 춥다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목사님!
저희들 러시아에서의 1년간의 삶을 회고하며 소개드립니다.
저희들 푸쉬킨에서의 일상생활을 말씀드리면 러시아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여러 현실과의 갭을 극복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곳에서 의.식.주 문제는 까다롭지 않지만, 특히 어려운 문제에 직면할 때 언어 문제로 인한 생활의 어려움이 많습니다.
경찰의 불심검문__ 집 앞 산책 가다가 경찰의 검문을 받은 경우도 있고 자동차 운행시 여러 번 검문 받음, 자동차에 문제가 있을 경우 설명하는 문제와, 정비 시 부품구입(본인이 부품을 구입하여야 함) 등의 어려움 이 많고, 교회 성도 들과의 교제도 의사소통이 안되니 어렵고, 이 모든 것이 언어이기 때문에 답답하고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물론 언어는 시간이 더 필요하며 많은 노력이 뒷받침 되고 하나님께서 능력주실 때 가능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저는 러시아어 선생님에게 개인 과외수업을 받고 있지만 단어 외우기가 힘들어서 무척 어려움을 느낀답니다. 저희 딸 윤정이는 뻬쩨르부르그국립대학교 예비학부에 입학하여 언어연수를 받고 있으며 이 달 말경 언어 자격시험을 보게됩니다. 그 후 6월에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한 원서를 내어서 입학자격을 받아야 하므로 지금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위하여 기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작년 여름에 서은경권사님을 포함한 기도팀이 이 곳에 오셔서 저희들을 위하여 기도하면서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주셔서 정말 고마움을 느꼈으며, 한편으로는 관광을 제대로 하지 못하셔서 미안하기도하고, 또한 성도님들이 보내주신 귀한 반찬거리와 필요한 약품 및 후원의 손길을 통하여  저희들 생활하는데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그때 건축현장을 보시고 많이 실망도 하시고 안타까워 하셨는데 이제는….

다음은 이 곳 푸쉬킨 교회 건축과 관련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교회가 빨리 건축되기를 바라면서 현장에 식사 제공을 하였고(일꾼이라야 인도 유학생 및 베트남 유학생들이 목사님과 함께 일하였음), 그러고 보니 공사 진도가 매우 늦어져서 겨울에도 공사를 하여야 했습니다.
저희들이 보니 외국인이 건축 공사를 하는 데는 이곳의 현실이 너무나 어렵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일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한국적인 생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러시아의 현실이 가로 막혀 있는 실정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일꾼도 러시아 인은 믿을 수 없고 일 시키기도 어려워서 힘들고유학생 들은 일꾼이 아니라서 제대로 일이 안되고,  그러던 중에 우리 말이 통하는 동포를 알게 되어 겨울에 이들이 와서 건축현장에서 먹고 자기로 하고 일을 하였습니다.

이때 일꾼은 북한사람(10여년 전 북한에서 시베리아 벌목공으로 왔던 불법체류자) 2명,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2명(모자 간으로 어머니는 일꾼들 식사해 주면서 생활함)이 일을 하였음. 이들은 그나마 말이 통하니까 일 시키긴 좋았음. 하지만 추운 겨울에 전기와 수도가 설치되지 않은 건설현장에서 먹고 잠을 잘려니까 너무나 어려운 문제가 많이 발생하였습니다.
전기와 수도가 없다니까 이해가 안될 것입니다만 저희들도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에따 라시아” 이것이 러시아다 라는 말로 대변합니다.

특히 지난 겨울은 너무나 추운 날씨가 오래 지속되어 저희들이 건축 현장에 가보면 그 추위 속에서 먹고 자는 그 들을 볼 때면 정말 가슴아프고 미안한 생각도 들 지경이었습니다. 좋은 여름에 공사를 완공했으면 이런 고생도 없었을 텐데 하는 …. 아쉬운 마음이 …
이 때 저희들은 이들이 우리의 동포들이기에 이들의  영혼을 구원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들에게 정성을 다하였습니다. 자동차로 저희 집에 모시고 와서 목욕도 하게하고, 빨래도 하고, 식사도 대접하고, 물도 길러 주고, 자가 발전기용 휘발유 및 난로용 석유구입도 필요 시 도와 주면서 그들의 마음 문을 열도록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1월 말경 고목사님 한국 가셨을 때 북한사람들이 괴한에게 맞아서 한 분이 수술을 받지 않으면 생명의 위험하다고 하여 긴급 수술자금을 빌려줘서 목숨을 구했으며(이 후에 고 목사님이 병원비를 해결하여 주셨음), 수술 받고 이 분이 병원에 입원하여있을 때 최선을 다하여 도와 주었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이 분도 마음 문을 열고 우리들의 기도를 따라 하면서 예수님을 구주로 믿고 교회에 나오기로 약속하는 귀한 은혜의 시간을 하나님께서 허락하여 주셨습니다. 2주정도 입원 후 퇴원하여서 며칠 휴양을 취한 후 내부공사를 조금씩 하였지만 영하 20도의 추위 가 계속되어 공사 진도가 나가지 않고 3월이 오면 날씨가 좋아질 것으로 기다리면서 일을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3월 11일(토) 새벽에 불의의 화재로 인하여 건축중인 건물이 완전히 전소되어버렸으며, 수술 받은 북한사람과 고려인 여자가 화재로 참변을 당하는 너무나 가슴 아픈 사건 사고가 있었습니다.
특히 이 두 사람은 저희들이 열심으로 기도하여 하나님을 믿기로 약속한 사람들이라 한동안 너무나 허탈하고 허전한 마음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물론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이들을 세상 무거운 짐 다 걷우어 주시고 하늘나라에서 영생을 누리게 하신 줄로 믿고  기도드렸습니다.    
왜 이러한 어려운 일을 저희들이 겪게 하셨는지 처음엔 감당하기가 어려웠습니다만 담임목사님을 비롯하여 기도의 동역자와 성도님들의 기도로 극복하게 하여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아무것도 없는 새로 출발하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아직 화재 현장도 정리되지 못하고 화재 원인이나 사후 처리 문제 등의 어려운 일들이 아직도 마무리 되지 못한 채로 있습니다. 이것이 러시아적인 현상이라고 할까요.
외국인이다 보니 경찰의 미지근한 수사태도로 원인도 파악하지 못하고 끝날 것 같습니다.
화재 후 이 곳 선교사 협의회 선교사님들이 모여서 사후 문제를 논의하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사회의 두려움의 일면도 보았습니다.
이방인에 대한 불신과 색다른 건물에 대한 반감과 상대적 빈곤감 등의 불만으로 인한 현지인의 방화라면 이 곳을 떠나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을 정도로 현실이 위험하기도 하답니다(물론 이런 문제는 발생치 않았음)
화재를 당하고도 화재로 인하여 불신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화재가 외부세력에 의하여 발생한 것으로 추측만 할 뿐 아무런 단서가 없어서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돌이켜 보건대 이 모든 사건의 시종을 주님만 아시고 계신 줄로 믿고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 주시길 원합니다.
새로운 교회가 반석 위에 깨끗하게 지어질 수 있도록…
위하여 많은 기도 부탁 드립니다

지금은 주일날 예배 드리는 시간이 함께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며, 예배 후 교인들과 다과를 나누고, 목사님, 유학생(인도2~3명, 베트남1~2명) 통역(고려인) 등은 모여서 저희 집에서 식사하면서 교제하는 시간이 함께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라면 시간입니다.
그리고 교회당은 빌려서 사용해야 하는데 마땅한 장소 구하기도 쉽지 않은 현실이랍니다, 이런 것도  러시아정교회 측의 압력으로 예배 장소 구하기도 어려울 때가 있답니다.

목사님 ! 좋은 소식 전하지 못하여 가슴 아프지만 이를 계기로 하여 더 좋은 것을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리라 믿고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주님의 사랑과 은혜가 박 목사님과 포항북부교회에  항상 함께하시길 기원하오며, 북부성도님들께도 안부 전하여 주세요.
2006년 5월 22일
푸쉬킨에서 최대영, 김은숙 선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