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중 가장 좋은 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높은 하늘과 선선한 바람의 가을은 지난 여름의 무더위를 뒤로 한 채 자연의 오묘함과 창조주의 솜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때때로 우리의 신앙이 너무 교회안에나 활자속에 갇혀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분명하게 고백하는 신앙이라면 만물가운데 나타나는 하나님의 창조섭리와 은혜의 숨결들을 묵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이것은 하늘의 별과 달 자연만물을 신으로 숭배하는 범신론과는 다른 것이어야 하겠지요.  창조주의 작품을 통하여 그 모든 자연을 조성하신 하나님을 거꾸로 묵상해 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는 자연조차 너무 분주하게 너무 인위적으로 누리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월요일 오후 환호 해맞이 공원에서 산책을 하면서 내려다 본 석양 무렵의 포항 앞바다는 눈물이 나도록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붉은 노을의 하늘과 검푸른 바다의 조화를 보면서 아름다운 곳에서 하나님의 귀한 사역을 할 수 있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가슴깊이 찬양했습니다.  사실 이곳 포항은 주위에 너무 귀하고 아름다운 자연들이 많이 있건만 이것들을 누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준비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윗이 왕이 되기전 목동 시절에 하프를 연주하면서 푸른 초원위에 펼쳐진 양무리의 모습들을 바라보며 놀라운 영감과 벅찬 감격속에 시편 23편을 기록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언젠가 어느 목사님의 말씀 묵상 세미나에서 자연에 대한 묵상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자연속에서 숨어있는 하나님의 창조의 은혜와 영광을 묵상할 수 있는 지혜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요지였습니다. 그 강의가 당시에는 참 신선하게 다가왔었습니다.

어느 서구의 사상가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의 삶과 문화 심지어 종교까지도 대자연의 품속에서 다시금 새롭게 충전될 수 있다.”  공감이 되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북부교회 성도 여러분, 이번 가을 너무 교회안에서만, 집안에서만, 학교안에서만, 직장안에서만 맴돌지 마시고 잠깐 이라도 시간을 내어 자연속에서 하나님을 묵상하고 찬양하며 기도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시기를 권해봅니다.  다음 주중에 우리 교역자들도 많은 사역들이 산재해 있지만 사역의 연장선상에서 잠깐 동안 산행을 하면서 충전의 시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가을 하나님 주신 자연속에서 우리 신앙의 새로운 멋과 여유를 회복해 볼 수 있기를 축원합니다.
2005년 10월 23일 목양실에서  
박진석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