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간 포항을 떠나 미국에 머물면서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 6년간 남가주 사랑의 교회에서 섬겼던 성도님들과 만나서 반가운 소식을 주고 받았습니다. 이곳의 많은 분들이 그동안 포항에서의 저의사역을 위하여 간절히 기도해 주셨습니다. 소중한 중보기도의 동역자들입니다. 또한 가족들과 졸업식과 졸업만찬에 참석하여 지난 6년간의 학업의 공식적인 마무리를 잘 하였습니다. Leadership Award라고 하는 작은 상도 하나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위로라고 생각합니다. 지도교수님과의 식사 교제 속에서 제자를 배려하고 아껴주시는 Lingenfelter 교수님의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졸업식 이후에는 가족들과 며칠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짧은 여행을 통하여 그동안 밀린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었습니다. 풍성한 시간이었습니다. 포항북부교회에 부임한지 이제 겨우 두 달이 조금 지났는데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포항을 떠나와서 멀리서 교회를 바라보면서 다시금 목회 전반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멀리서 교회를 바라보고 생각하면서 요즈음 포항북부교회에 불고 있는 은혜의 새바람은 참으로 소중하고도 특별한 은혜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됩니다.
졸업식과 함께 주어진 재충전의 시간동안 팽팽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목회의 분주한 일상에서 물러나 자신의 삶을 다시금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일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도끼날을 갈지 않고 열심만으로 나무를 베려는 나무꾼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두 달 동안은 교회에 부임하여 현황을 파악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익히는 일차적인 적응의 기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일차적인 적응의 기간은 저에게 새롭게 주어진 역할을 익히고 달라진 한국에서의 목회의 리듬을 몸에 익혀가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돌아보면 사실상 너무 분주하게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님께 좀 더 깊이 나아가지 못했던 것이 늘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이번에 이곳 미국에서 두주간의 시간을 가지면서 다짐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이번 여름기간동안은 꼭 일주일에 반나절만이라도 근처 기도원에 가서 개인적으로 좀 더 깊은 말씀 묵상과 기도의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것입니다.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분주하지 않으면, 바쁘게 움직이지 않으면 퇴보한다는 생각이 저를 지배하려는 것 같습니다. 주님 안에서 깊이 안식하며 기다리는 것, 누리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렵다는 느낌이 듭니다.
지난 두 달 동안의 일차적응 기간을 돌아보고 가을에 펼쳐질 본격적인 사역을 준비하면서, 이번 여름은 의식적으로 시간을 내어서 하나님의 지성소까지 나아가기를 힘써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주님의 세미한 음성에 귀 기울이며 다시금 하나님의 영으로 구체적인 인도함을 받는 영적인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다가오는 여름의 기간동안 저와 함께 포항북부교회의 모든 성도님들이 의식적으로 시간을 구별하여 하나님과 장시간의 깊은 교제를 나눌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2005년 6월 26일 / 목양실에서 박진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