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우리 부부는 제4기 사랑의 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사실 우리 부부는 자의에 의해서 사랑의 순례를 접수했던 것은 아닙니다. 가족 순원 중 먼저 제3기 사랑의 순례를 다녀온 한 가정이 받은 은혜가 너무 커서 우리 부부도 다녀오면 정말 좋을 것 같기에 참가비를 먼저 내고 접수를 한 것입니다. 우린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거절할 수 없이 기쁜 맘으로 참여하기로 결심했고, 순장님 가정과 또 다른 순원 가정이 함께 사랑의 순례를 신청하여 우리 가족 순에서는 모두 3가정이 함께 순례 여행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아이들과 떨어져 부부만의 여행을 떠난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발걸음이 가볍지는 않았고, 바쁜 회사 일로 토요 휴무도 반납하고 출근하는 직장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교회에서 실시하는 부부 영성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쉰다는 말은 못하고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한다’는 거짓말을 하고 참여한 사랑의 순례이었기에 ‘기쁨 반 근심 반’으로 순례지로 떠나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러나 사랑의 순례 일정은 도착부터 귀가까지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축복 그 자체였습니다. 출발할 때 느꼈던 근심과 염려는 모두 잊게 되었습니다. 도우미로 섬기시는 집사님들의 헌신적인 사랑과 정성껏 준비된 식사 그리고 잠자리들은 철저하게 순례자들을 배려하였고 감동적이었습니다. 더욱 큰 축복은 부부간에 잊고 지냈던 추억과 사랑 그리고 닫고 지냈던 마음의 벽이 순례 여행 시간이 깊어갈수록 추억과 사랑은 더욱 소중하고 간절해지며 벽은 하나씩 하나씩 허물어져 갔습니다. 우리 부부는 교회에서 중고등부와 청년부를 거치면서 사랑을 키우고 결혼까지 이루었고 아이들을 낳았고, 타인들이 보기에는 서로 각자 직업을 갖고 사회생활을 하는 문제없어 보이는 평범한 부부였지만, 오랜 기간의 연애 생활 그리고 결혼으로 이어지면서 서로에 대한 추억과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졌습니다. 삶의 무게로 인해 다툼이 생기고 그 상처를 잘 아물지 못하고 또 다투면서 쌓이던 마음의 벽이 하나 둘씩 높아지면서 서로에게 무관심해져만 갈 때 그런 우리 부부에게 하나님께서 회복의 기회를 주셨고, 우리는 지금 회복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과거를 돌아보았고 또 우리의 미래를 함께 꿈꿔보면서 현재의 우리가 어떻게 서로를 위해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를 느꼈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우리는 순례지에서 느끼고 결심했던 일들을 서로에게 조금씩 실천하면서 서서히 회복되었고. 회복된 우리에게 하나님이 보너스를 주셨습니다. 가정이 회복되고 나니 아내가 평생 소원하던 기도의 응답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결혼할 때 내가 이루어주기로 했으나 못이루어 주었던 아내의 소망을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아내 혼자서 이루게 된 것이다. 올해 1월 ‘기쁨의 어린이 집’을 개원한 아내는 지금 육체는 피곤하지만 행복한 아침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런 아내를 바라보는 나의 아침도 행복합니다. 지금 나는 하나님께 기도 드립니다. 아내에게 아무도 닫을 수 없는 축복의 문을 열어주시고 성공할 수 있게 해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