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 2007.04.19 16:03:44
장애우를 돌보는 40인의 천사들
수년 동안 장애아동들을 지극정성으로 돌봐온 40인의 천사 같은 교사들이 제27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40인의 이들과 함께 영화관 나들이에 나선다. 영화관 나들이에 나서는 장애아동들은 정신지체아동들이 대부분이지만, 발달장애(자폐아)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도 있다.
이러다보니 이들의 바깥나들이가 쉽지 않다. 자동차를 보면 신기한 듯 뛰어드는 아이들도 있고, 날카로운 물체나 불을 봐도 다짜고짜 손부터 가져다 대는 아이들도 있기 때문에 보호자들이 한시도 이들로부터 눈을 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포항북부교회(담임 박진석 목사) 소망부(남정임 전도사) 40명의 선생들은 21일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까지 6시간 동안 이들 장애아동들과 함께 지내며 사회적응을 돕게 된다. 이날 오전10시 40명의 선생들은 각각 자신들이 맡은 장애아동들의 집을 방문, 함께 버스를 타고 포항 메가라인 영화관을 찾게 된다. 이때 버스표는 장애아동들이 직접 구입토록 한다. 영화관에 도착하면 아동들이 스스로 영화관람표를 구입하고, 영화관에서 제공하는 팝콘도 직접 받으며 기쁨을 맛본다. 애니메이션 ‘로빈슨 가족’ 영화를 보면서도 함께 웃으며 공동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로빈슨 가족은 캐릭터만 봐도 흥미진지하다. 머리는 크고 팔은 짧아서 사냥을 못하는 티라노 사우르스, 갱단을 조직하고 스윙밴드의 오케스트라 리더인 개구리, 보험처리가 되지 않은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을 끼는 애완견, 집사 일을 보는 외눈박이 문어, 자기 주인의 적들만 무는 충성스런 불개미 등이다.
올해 5학년인 이모양은 “선생님으로부터 로빈슨 가족 영화의 줄거리를 듣고 나서 더욱 영화 보는 날이 기다려진다.”며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영화를 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포항메가라인 김병규 영업관리이사는 “영화 관람권 할인혜택과 팝콘 무료제공 등을 통해 장애아동 나들이 영화보기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할 수 있어 보람된다.”고 말했다.
장애아동들은 영화를 본 후 인솔교사들과 함께 교회 선교복지관까지 500여m 가량 걸으며, 이것저것을 구경하며 체험하게 된다. 이들은 선교복지관에서 제공하는 쇠고기 덮밥과 과일, 음료수로 저녁식사를 하고 선생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귀가해 하루를 회상하며 모처럼만에 달콤한 잠자리에 들게 된다. 일체의 비용은 선생과 교회가 부담한다.
소망부 선생들의 장애아동 돌보기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6명이던 장애아동들은 지난해 29명에 이어 올해 들어 57명으로 늘어났다. 선생들의 수도 덩달아 늘어 70여명에 이른다. 장애아동들이 늘어난 데는 입소문이 한 몫 했다. 선생들의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사랑이 병원에서 조차 포기했던 장애아동들의 장애를 크게 호전시켜 이들 부모들의 마음을 감동시켰기 때문이다.
이들 장애아동들은 매주일 오전10시부터 11시40분까지 교회 소망부에서 예배를 드리며, 사회적응훈련을 받고 있다. 교회는 이들의 교통 편의도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코미디언 남희석씨가 버스 한 대를 보내오기도 했다.
남정임 전도사는 “앞으로도 장애아동들의 사회적응을 돕기 위해 영화보기에 이어 배타기 및 기관단체 견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장애아들을 섬기겠다.”고 밝혔다.
포항=이은영 명예기자 artland9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