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책자 "단 하나의 보물"  저자:가토 히로미, 번역:한성례 출판사:국일미디어 출판일 2006-01-09


일본 메이지생명 광고로 유명해진 아키유키[秋雪] 가족의 이야기. 태어난지 한 달만에 심장내막결손증, 폐고혈압증과 함께 다운증후군을 판명받은 아키유키는 심장이 약해 크게 울 수도 없었던 아픈 아기였지만, 엄마·아빠에게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보물'이었다. 생명의 무게, 살아있음의 기쁨을 온몸으로 가르쳐 주었던 아키유키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엄마가 찍은 애정어린 사진과 함께 펼쳐진다. 1년 밖에 살 수 없을 거라던 아키유키가 6년이라는 시간을 견디어주었을 때, 엄마는 생일마다 '살아 있어 줘서 고맙다. 잘 견뎌낸 아키유키에게 박수.'라고 말한다. 입학을 3개월 앞둔 어느 날, 아키유키가 차가운 겨울 하늘을 향해 여행을 떠날 때에도 '그래, 이 세상에 와서 참 애썼지?'라고 말할 뿐이다. 지금 현재를 즐겁고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기쁜 일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1984년 10월19일, 하나님으로부터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태어난 계절인 "가을(あき)"과 남편이 좋아하는 "눈(ゆき)"을 합쳐서 아키유키라고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생후1개월, 다운증후군으로 판명. 합병증이 원인으로 남은 목숨 1년으로 판명났습니다. [감기걸리면 끝이다...]라는 말을 들어 언제나 조심조심 했습니다.
그래도 조금씩 커가는 모습을 보는 기쁨...무엇을 보든 무엇을 하든 당신은 기뻐보였습니다.
3살, [이스미노학원] 입학.
운동회 한걸음, 한걸음 골을 노렸습니다.
살아간다. 그저 힘껏 살아간다.
아키유키와 보낸 6년의 나날들.
너와 만나지 않았다면 알지못했을 일들...
고마워.


'갓 태어난 아기가 침대 위에서 새근새근 평화롭게 잠이 든다. 어느새 세월은 흘러 그 아기가 운동회에서 엄마의 손을 잡고 달리기를 하고 있다.
장면은 다시 바뀌어, 이바라기현의 어느 바닷가. 다섯 살난 이 아이와 엄마 아빠는 한가롭게 바닷가를 노닐고 있다. 그 때 아빠가 뛰어다니며 노는 아들을 꼬옥 끌어안고 볼을 비빈다. 이 장면 위에 아빠의 마음의 소리 '아리가토'란 자막이 깔린다.

그리고 그 아이는 1년 후에 한줌의 재로 변한다.'

지난 5월, 처음 이 광고를 봤을 때 나는 나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왜냐하면 비록 광고이긴 하지만 실제 있었던 실화였기 때문이다.

아키유키(秋雪)군은 태어날 때부터 한정된 삶을 살아야 했다. 선천적으로 다운병을 갖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흡이 멈추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아키유키 군과 가토씨 부부의 모습이 담긴 22커트의 사진이 TV 화면에 평화스럽게 펼쳐지는 순간, 정말이지 가슴이 뭉클하면서 뜨거운 눈물이 절로 흘러 나왔다.

인간의 마음은 다 똑같은 것일까? 이 CF를 본 사람들은 한국인이든 일본인이든 내게 그 광고를 봤느냐고 물어 왔다. 자신들도 그 CF를 보고 한없이 울었다면서. 그러더니 며칠 후 TV 와이드쇼에서는 이에 대한 특집을 내보냈다. 이 CF 를 본 시청자들의 반향이 엄청나다면서, 60초짜리 기업 이미지 광고를 보고 시청자들이 이렇게 감동의 눈물을 흘린 건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했다.

아키유키 군의 일생이 CF에 나오게 된 계기는, 메이지 생명이 '행복한 순간'이란 타이틀로 사진을 모집할 때였다. 아키유키 군의 엄마가 이에 응모를 한 것. 99년 1월 아키유키 군이 사망한 11개월 후, 아키유키 군과 함께 했던 6년간의 행복한 순간들을 잊지 못해 응모했던 것이다.
응모한 사진 1만6000건 중 10여건의 입선작 속에 들어간 어키유키 군의 사진은 2000년 5월 다른 입선작들과 함께 TV전파를 탔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엄청났다. 입선작 중에서 유독 아키유키 군의 또다른 사진을 보고 싶다는 재방송 요청이 전화, 이메일, 팩스로 방송사는 물론 회사에까지 폭주한 것이다.

그래서 회사 측에서는 부랴부랴 아키유키 군의 사진만 단독으로 편집해 90초짜리 CF를 만들어 2001년과 2002년에 3회를 내보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또다시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재방송하게 된 것이 지난 4월부터 월 1회 한정으로 내보낸 CF광고. 바로 그 광고가 또다시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켜 앞으로 장기간 TV전파를 타게 됐다.

단순히 기업 이미지를 위해 단발성 CF로 기획한 것이 이렇듯 대반향을 불러 일으키자 정작 놀란 것은 메이지생명 측과 아키유키 군의 부모.
"아키유키가 6년을 살았던 것은 기적으로, 우리들은 함께 식사하고 산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그런 우리들의 마음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주고 있다는 것이 고마울 뿐입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 전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이 CF를 수업시간에 교재로 삼고 싶다고 해, 이미 회사 측에서는 50여 개의 테이프를 보냈다.

아오모리현을 비롯한 30여 개의 학교에서는 이미 도덕 시간에 이 CF를 틀어 주고 감상문을 쓰게 해 아키유키 군의 부모에게 보내기도 했다. 감상문의 주요 내용은 '살아있는 것이 이렇게 소중하고 대단한 행복인 줄을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였다는 것.

이렇듯 월 1회에 한정된 한 기업의 이미지 CF에서 시작된, 너무나도 애틋한 그러나 너무나도 아름다운 한 소년의 6년간의 삶 때문에 일본 열도는 감동의 도가니에 빠져 있다.


1992년 10월 19일 오후 4시 18분 체중 2.414 킬로그램,
신장 46센티미터의 남자 아이가 태어났다.

아기 아빠가 지어준 아기의 이름은 아기가 태어난 계절 '가을-아키'에다가
아빠가 좋아하는 '눈-유키'를 붙여 '아카유키'라고 지었다고 한다.

가을의 아이... 눈의 아이...
아이의 이름이 너무 이뻐... 책을 읽는 내내 입가에 맴도는
아이의 이름이 너무나 좋았다.

유산 위험과 임신 중독증으로 고생 고생하며 일찍 태어난 아키유키는...
태어나서 부터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야 했다고 한다.

단순히 체중미달 정도로만 알았던 아키유키는...
1개월 뒤.. 심장과 다운증후군 진단을 받게 된다.

곧이어 부모는...아키유키의 심장질환에 외과적인 치료 방법이 선택의
기로에 서야했다.

수술을 해야할지...? 하지 말아야 할지...?
수술을 하든 안하든 수명은 별반 차이가 없으며 다만 살아 있는 동안
발달에 차이가 있다.
그러나 수술 했을 경우 위험성이 높아 수술 중에 사망할 수도 있고
수술 후 결과가 급변할 수도 있다고 한다.
수술을 받지 않는다면 제한은 많이 받아도 편안한 생을 이어갈 수도 있다.

2월의 차가운 밤, 색색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는 아키유키를
바라보며... 부부는 결심을 내렸다.
수술을 안 하는 걸로...

"무리하지 않아도 돼.
애쓰지 않아도 절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을게.
네가 가진 능력만큼만 살면 돼.
그건 온 힘을 다했다는 증거니까."

만 한살 돐날에 엄마가 아키유키에게 선물한 이 말은...
그녀와 아이를 지켜주었던 것 같다.

아키유키는 6년간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이 책에 가득 담겨있다.

집안에 병자가 있으면 바라보는 가족도...
투병하는 사람도... 모두 괴롭고 힘겨운 시간일텐데,
참 욕심없이, 감사하며 살아가는 부부와 아키유키의 모습에
감탄하고 말았다.

아이를 위해 집을 꾸미고...
이즈미노 학원에 다니게 되는 아키유키의 모습은
감동의 연속이었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어땠을까?
아마도 아이는 집에서의 생활이 90%를 차지했을거고...
부모는 점점 지쳐갔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이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가르치고,
맘껏 사랑해주고... 그 모습을 온전히 사진으로 남긴...
그들 부부의 모습에 책을 읽는 내내 눈물이 흘렀다.

[매년 가을이면 열리는 운동회는
아키유키에게 기념할 만한 일생일대의 무대다.
1년째에는 플라스틱 장애자용 1인차를 타고 달렸다.
2년째에는 선생님과 둘이 달렸다.
천천히, 천천히 골인했다.]

"사람의 행복은 생명의 길이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눈의 아이 아키유키가 살고 간 6년을 바라보며...
나는 나 자신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지금의 생명을 온몸으로 감사하게 되었다.
태어나자마자 단명이라는 선고를 받은 상태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드리고 오직 지금 이 순간 1분 1초를
아키유키가 즐겁게 보낼수 있기만을 바란 부부의 모습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그들 부부의 바램처럼 커준 아키유키에게도...

우리는 아이가 태어나면 장차커서 뭐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갖게되는데...
우리가 진정으로 갖여야 할 바램은...
아이가 뭐가 되는 것이 아닌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조용한 숨소리를 내며 잠이 든 아키유키에게
정말로, 정말로 고마워."

책장을 덮으며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불행한가?

행복과 불행은 종이한장 차이인것 같다.
모든 행복도... 불행도... 자신이 만들기 나름이며...
생각하기 나름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노력하지 않은자는 느낄수 없을뿐더러...
얻을 수도 없으리라...

짧게 살다간... 그러나... 더 없이 행복하게 살다간...
아키유키를 바라보며...
많은 반성과 눈물과... 깨달음을 얻게 된 하루였다.

1분 1초... 헛되이 버리지 말고 살아야겠다.

고마워... 아키유키...!!!